마음의 양식
貧者一燈
꿈꾸는 트레버
2008. 5. 12. 13:04
번뇌와 무지로 가득한 세상을 부처의 지혜로
밝히려 사람들은 燈을 단다.
연등은 올해도 곱다.
그 빛으로 세상은 맑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寺刹에 가면 등에도 등급이 있다.
등 공양에도 빈부의 차별이 있는 셈이다.
돈을 많이 내야 크고 화려하다.
부처가 세상에 계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다.
부처가 변할일은 없을 더이니 여전히 정성을 다한,
간절한 기도가 서린 등불을 보고 미소를 지을 것이다.
요즘 사찰 마다 佛事가 한창이다.
진입로를 넓혀 찻길을 내고 도량을 높이고
요사채를 늘 려 짓고 있다.
경내에 모신 부처님의 크기로 탑니나 석등의 규모로 절이
위세를 떨치려 한다.
산사에서는 종일 목탁소리와 염불이 들여온다.
대개는 녹음된 것들이다.
복제된 것들은 �러하지 않음이니
사찰 근처의 새들까지 둥지를 떠나가게 만든다.
寺刹은 人間이 무릎을 끓는 마지막 땅이다.
神이 인간의 미욱함을 품어주는 구원의 공간이며
스님들이 자신을 매질하는 구도의 현장이다.
그런데 요즘 사찰은 그 경계를 허물고 자꾸 인간 쪽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복만을 비는 속인들의 어리석음을 꾸짓지 않고
탐욕의 크기만큼 부풀어 오르고 있다.
넘치면 스스로 절제하고 모자라면 넉넉해지는
사찰의 본 모습이 일그러져 가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을 뒤덥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