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이야기

자원봉사활동

꿈꾸는 트레버 2006. 4. 30. 10:58

얼마전 시청 청소년과에서 소개 받은 준태네 집에 도배하러 갔었다.

삼촌도 교통사고로 왼쪽  팔을 못쓰는 장애인이고

할머니와 셋이서 살고 있다.

 

아침 9시 도착하여보니 팔순의 할머니와 장애인삼촌이 계시는 방에는 오래된 물건들로 꽉차 있었다.

도배하는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저 많은 물건을 치워가며 어떻게 도배를 할까?

걱정이 앞선다.....

 

이리 저리 치우면서 도배를 하고12시쯤 되어

점심을 어찌 할꺼냐고 묻길래

주는대로 잘 먹겠습니다..했더니

팔순 노모는 수북한 쌀밥에 보리차 한그릇

동치미 김치 ,계란 후라이 세개였다.

 

점심상을 받아놓고 기름기 있는 그릇에

보리차를 마시며 억지러 밥을 먹었다.

할머니는 부엌에서 차가운 보리차에 밥을 말아서

잡수고 계신다.

 

할머니는 일하러 오신 손님이라고 특별식인 계란 후라이를 해 주셨다. 나는 밥 한스푼에 보리차 한 모금씩

먹으며 반그릇을 비우고 더이상 먹지 못하였다.

 

십년은 넘은 집이라 도배는 꼬질 꼬질했고

장판도 떨어져서 너덜 거렸다.

하루종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는지

방은 훤~해졌고 할머니는 고맙다고 머릴 조아린다.

 

그치만 돌아서는 내 가슴은 싸~한 무엇이 아려온다.

준태 아빠는 어릴적 결핵으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그 다음해 뇌종양으로 돌아가시고

여동생은 몇해뒤 물에 빠져 죽었단다.

 

중 3인 준태는 만나보지 못했지만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산다네........

장판까지 깨끗하게 마무리 하고 돌아섰지만

점심을 맛있게 먹어주지 못하여 미안할 따름이다.

 

일을 마치고 대문을 나설때

할머니도 따라 나섰다.

"할머니 점심 잘 얻어먹고 갑니다."하자

삼촌은 수고 했다며 마을에 도배할 집이 생기면

소개해 줄태니 명함이라도 달라고 한다.

 

암튼 준태네 집에도 행운의 여신이 함께하는 날이였으면 한다..........

(2002년 추운 겨울 어느날............그해 좋은생각에 실린글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