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 다는 저울은 정확하다. 금이 귀하기 때문이다.

'비상(砒霜)' 다는 저울은 더 정확하다. 사람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극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상 다는 저울보다 더 정확하고 엄밀해야 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사람' 다는 저울이다.

사람은 금보다 귀한 동시에 극약보다 무섭고 두렵기 때문이다.

 

110년 전 미국인 의사 덩컨 맥두걸은 침대 크기의 초정밀 저울을 이용해 임종 전후의 사람 몸무게를 쟀다.

다름 아닌 '영혼의 무게'를 측정하려는 의도에서였다.

그는 죽음과 더불어 영혼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가정한 후

사람의 죽기 직전과 죽은 직후의 몸무게를 정밀하게 재면 그 차이가 곧 영혼의 무게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실제로 미국 매사추세츠주 도체스터의 한 결핵요양원을 골라

그곳에서 임종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죽음 전후의 몸무게 변화를 측정했다.

이 희대의 측정결과 놀랍게도 임종 전후에 공통적으로 21g의 몸무게 편차가 나타났다고 한다.

물론 그는 사람이 죽을 때 신체근육 이완으로 야기되는 대·소변 유출이나 땀의 증발 등과 같은 변수도

세심하게 고려했다고 한다.

마침내 그는 이 실험결과를 1907년 정식으로 발표까지 했다. 영혼의 무게는 0.75온스, 즉 21g이라고!

 # 영화 '21그램'은 바로 맥두걸이 계산해 냈다고 주장한 영혼의 무게 21g을 그대로 제목으로 뽑은 경우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끝 대목에서 나오는 독백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사람이 죽는 순간에 21g이 줄어든다고 한다.

누구나 다! 21g은 얼마만큼일까? 얼마나 잃는 걸까? 언제 21g을 잃을까?

… 21g. 5센트 5개의 무게. 벌새 한 마리의 무게 ….

" 영혼이 고작 벌새 한 마리 무게인지는 정말이지 알 수 없다.

오히려 그 벌새의 깃털보다 더 가벼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제아무리 정밀한 저울일지라도 영혼의 무게를 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은 그 영혼이 쉼 없이 상처받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영혼의 무게는 그 영혼을 지고 살아내야 하는

인간들의 고단한 삶이 마주하는 시련과 고통의 무게가 아닐는지!

 

정진홍 신문논설위원님의 글에서..

 

어제 한때 영화계를 풍미했던 김추련씨가 외로움과 고통에 시달리다가 생을 마감했단다.

65살 한창 나이에 월9만원으로 아프고 힘든 삶을 살았었단다.

첨부터 어렵게 살았더라면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겠지만

한때 대한민국 여성들의 심장을 흔들만큼 인기가 있었는데 인생 후반에 안타까운 마감을 해서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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